잡초계의 조용한 실력자, 뽀리뱅이 [김민철의 꽃이야기]
잡초계의 조용한 실력자, 뽀리뱅이 [김민철의 꽃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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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하면 떠오르는 꽃은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구효서 작가에겐 그게 뽀리뱅이였던 모양이다. 강화도가 고향인 작가는 2018년 기고한 글에서 “(고향에 대해 아는 것이라고는) 바람에 나부끼던 길섶의 뽀리뱅이와 코스모스였다”고 했다.
뽀리뱅이는 흔한 잡초이긴 하지만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진 이름이 아니다. 그런데 몇 년 전 읽은 작가의 소설에서도 이 잡초 이름을 본 적이 있다. 작가의 단편 ‘모란꽃’은 옛집에 있던 펄 벅의 소설 ‘모란꽃’에 대한 남매의 기억이 다른 것을 다루고 있다. 하나하나 기억을 되짚어가는 과정에서 “책은 한 권이 아니라 여러 권인 셈이었고 내용을 조금씩 달리 알고 있다 해도 그것 모두 모란꽃이었음”을 깨달아가는 내용이다. 이런 줄거리가 옛집에 있는 ‘토주(터주)’를 처리sbi저축은행 광고
하는 과정과 얽혀 있는데, 그 토주 위에는 뽀리뱅이가 무성하게 자라고 있었다.
<시골집 장독대 곁의 그것. 물건도 아니고 장소도 아닌 그걸 토주라 불렀다. 영락없는, 막힌 아궁이였다. 작은 아궁이 입구 같은 걸 널판으로 막아놓은 것.
물론 아궁이는 아니어서 주변에 그을음 같은 건 없었다. 부뚜막 같은 것도 있을 리 없었다무직자대부업체
. 작은 흙둔덕 밑을 사각으로 파고 널판때기로 막아놓은 거였다. 위에는 뽀리뱅이가 무성하게 자랐다.
아무도 그걸 열 수 없었다. 열기는커녕 건드리지도 못했다. 동티가 난다고 했으니까.>
뽀리뱅이. 전국 곳곳에서 흔하게 자라는 잡초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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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겐 고향 떠올리는 뽀리뱅이
뽀리뱅이는 요즘 꽃 피는 아주 흔한 잡초 중 하나다. 개마고원 아래, 중남부 지방에 널리 분포한다고 하니 시골집 토주 위에 뽀리뱅이가 무성했다고 해서 하등 신기할 것은 없다. 소설 속 뽀리뱅이는 이 식물이 전국 곳곳에서 얼마나 흔하게 자라는지 보여주는 하나의신한카드 자동차할부
예라고 할 수 있다. 작가는 2021년 내놓은 장편소설 ‘옆에 앉아서 좀 울어도 돼요?’에서 파드득나물을 중요한 소재로 등장시켰을 정도로 주변 식물에 관심이 많다.
뽀리뱅이는 전년도 싹이 터서 로제트형으로 잎을 펴고 겨울을 견딘 다음 초봄에 꽃대를 올리는 두해살이풀이다. 길가, 공터, 잔디밭, 정원 등 조그만 공간만 있으면 어디서든 흔하기업은행 대출상품
게 볼 수 있는 잡초다. 잎이 무잎처럼 갈라져 있고, 전체에 부드러운 백색 연한 털이 나 있다. 한겨울엔 잎이 적갈색을 띠는데 요즘도 약간 붉은색이 남은 것들이 있어서 금방 구분할 수 있다. 작은 키에서 시작하지만 여건이 좋으면 1미터까지 자라는 풀이다. 줄기에서 나는 잎은 없거나 3~4장 달려 있다.
뽀리뱅이 주변에서는 흔히 씀바귀·고들은행대출영업
빼기도 볼 수 있다. 뽀리뱅이는 줄기를 자르면 상처에서 흰 유액이 나오는데, 이것 역시 씀바귀·고들빼기와 같다. 꽃도 같은 노란색이다. 다만 씀바귀·고들빼기 꽃은 지름 2㎝ 정도인데, 뽀리뱅이 꽃은 7~8㎜ 정도로 작아서 차이가 확연하다.
뽀리뱅이. 작은 키에서 시작하지만 상가
여건이 좋으면 1미터까지 자라는 풀이다.
◇이름은 ‘뿌리에서 줄기 돋아나는 모습’에서 유래
특이한 이름은 어디서 유래했을까. 김종원 계명대 교수는 한국식물생태보감 1에서 “뽀리뱅이에서 ‘뽀리’는 막 돋아나는 모습을 나타내고 ‘뱅이’는 고들빼기의 ‘빼기’ 같은 접미사”라며 “뿌리에서은행주택대출금리
줄기가 돋아나는 모습에서 유래하는 이름으로 보인다”고 했다. ‘뽀리’는 ‘뿔’, ‘뾰족’, ‘뿌리’와 동일한 어원의 단어일 것이라고 했다.
이 뽀리뱅이를 볼 때마다 잡초계의 조용한 실력자라는 생각이 든다. 이 식물은 이르면 4월 초순부터 10월 하순까지 꽃을 피운다. 일 년 열두 달 중 일곱 달 동안이나 꽃이 피는 것이다. 배롱나무는 1소득공제육아비
00일 동안 꽃이 핀다는데 일곱 달이면 210일이니 피는 기간이 두 배가 넘는다. 광합성이 가능한 조건이면 계속 해서 가지를 치면서 꽃을 피우며 씨앗을 퍼트리는 것이다. 이렇게 부지런하게 번식하니 주변에서 뽀리뱅이를 쉽게 볼 수 있는 것이다.
부지런하게 번식하는 점은 서양민들레와 같다. 토종 민들레는 서양민들레에 밀려 보기 힘들어졌는데, 개인대출
뽀리뱅이는 서양민들레에 조금도 밀리지 않고 당당하게 경쟁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면서도 아주 작은 꽃을 피우는 등 굳이 주목받으려고 하지 않는 것 같다. 요란하지 않게 조용하게 사는 녀석이다. 뽀리뱅이를 볼 때마다 조용한 실력자라는 생각이 드는 이유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꽃 위주로, 꽃이야기와 빛깔, 향기를 전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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